Discovery Sprint를 만든 이유 — 외주의 블랙박스를 깨는 1주
"6주 뒤에 받았는데, 제가 원했던 게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." 외주를 한 번이라도 진행해 보신 대표님이라면 한 번쯤 했거나, 들었던 말일 겁니다.
이 글은 저희가 200만 원 환불 가능 진단 패키지 Discovery Sprint를 만든 이유, 그리고 그게 단순한 영업 깔때기가 아닌 이유를 정리한 글입니다.
외주가 망하는 진짜 이유
고객 입장에서 외주는 종종 이렇게 진행됩니다.
- 막연한 필요를 말한다
- 견적을 받는다
- 계약한다
- 6~12주 뒤에 결과물을 본다
- "이게 내가 원했던 게 맞나?"
문제는 계약 시점에 의사결정의 근거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. 견적서, 포트폴리오, 미팅 몇 번. 그게 전부입니다. 외주사도 사정은 같습니다. 클라이언트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프로젝트 중반까지 가야 비로소 드러납니다.
결국 양쪽 모두 임팩트 큰 결정을 충분한 정보 없이 내립니다.
양쪽 다 손해 보는 구조
이 구조의 비용은 양쪽에 청구됩니다.
- 클라이언트: 범위 크리프를 겪는다 ("이건 포함이 아니었나요?")
- 외주사: 검수 지연과 모호한 완성 기준을 겪는다
- 둘 다: 신뢰가 무너지고 주고받는 사이가 갑(甲)과 을(乙) 사이로 변한다
저희도 처음에는 다른 외주사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했습니다. 다만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기는 싫었습니다. 그래서 만든 게 Discovery Sprint입니다.
Discovery Sprint의 핵심 구조
200만 원 수수료로 1주일 동안 다음을 진행합니다.
- 실제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 한 개를 만든다
- 자동화 시나리오 두 개를 시연한다
- AI 메시지 샘플 다섯 개를 작성한다
- 30일 도입 로드맵과 본 견적을 작성한다
- 1시간 라이브 워크숍으로 결과를 함께 정렬한다
본 계약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시면 200만 원 전액을 첫 인보이스에서 차감 또는 환불합니다. 진행하지 않으셔도 프로토타입과 로드맵은 그대로 가져가십니다.
이게 왜 광고가 아니라 안전장치인가
저희는 Discovery Sprint를 "영업 깔때기"가 아니라 양쪽의 검증 도구로 봅니다.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.
1. 클라이언트의 리스크가 줄어든다
6~12주 동안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리스크가, 1주일짜리 작은 리스크로 줄어듭니다. 1주가 끝났을 때 "이 팀과는 안 맞겠다"는 결론이 나도, 손해는 200만 원과 1주일입니다. 6주 후 같은 결론이 나는 것보다 비교가 안 됩니다.
2. 우리에게도 안 맞는 클라이언트가 일찍 걸러진다
저희도 모든 프로젝트에 맞는 팀은 아닙니다. 1주일 같이 일해 보면 서로의 호흡이 맞는지 명확해집니다. 안 맞으면 일찍 헤어집니다. 그게 양쪽에게 좋습니다.
3. 실제 결과물을 보고 다음 대화를 한다
견적서 위에서 추상적으로 대화하는 게 아니라, 실제로 돌아가는 프로토타입을 함께 보면서 대화합니다. "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"라는 말이 처음으로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.
1주 뒤에 일어나는 일
지금까지 진행한 Discovery Sprint의 분포는 대략 이렇습니다.
- 70%: 본 계약 진행 (200만 원 인보이스 차감)
- 20%: 다른 시점에 재검토 (프로토타입과 로드맵은 그대로 보관)
- 10%: 서로 맞지 않아 종료 — 그래도 흐지부지로 끝나지 않음
이 비율 자체가 시그널입니다. 본 계약 직전에 10%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는 건, 그 10%가 6주 후 분쟁으로 가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.
200만 원의 의미
저희는 200만 원을 신뢰의 입장료라고 부릅니다.
- 본 계약을 하시면 돌려받는다
- 안 하시더라도 프로토타입과 로드맵이라는 자산이 남는다
- 양쪽 모두 진지하게 1주일을 쓴다는 약속이 된다
외주의 블랙박스를 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 전에 결과의 일부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. Discovery Sprint는 그 결과를 보여주기 위한 1주일입니다.
6주짜리 외주에 도장을 찍기 전에, 1주일 같이 일해 보고 결정합시다. 그게 더 어른의 방식입니다.